기울어진 건물…광주 지하철 2호선 ‘지하철 탓’ 공방

광주 지하철 2호선 공사 현장 앞 건물이 기울면서 일대 도로 일부가 통제되고 있다.

이 건물은 최근 안전진단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아 철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건물이 기운 원인에 대해서도 지하철 공사 때문이 아니냐는 공방이 오가고 있다.

지하철 2호선 공사 현장에서 5m가량 떨어진 건물은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고, 건물 곳곳에서 갈라진 흔적이 보인다.

광주시가 최근 이 건물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의뢰했는데, 앞으로 1.63도가량 기운 것으로 나타나면서 최하위 E등급 판정을 받았다.

올해로 지어진 지 38년 된 이 건물이 기울었다는 민원이 처음 접수된 건 지난해 10월인 가운데, 광주시와 관할 구청은 육안으로도 기운 것이 확인되자 지난해 12월 입주민을 모두 이주시켰다.

관할 구청은 이달 말쯤 공식 안전 진단 결과가 나오면 건물주에게 철거나 보강 공사 등을 처분할 방침이다.

그런데 건물 주인은 이 건물이 바로 앞 지하철 공사 때문에 기울었다고 주장한다.

공사 시작 전인 2020년, 시공사 민원실장이 찾아와 건물이 위험해 보이니 조심히 공사하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는 것이다.

시공사와 발주처는 노후된 건물 자체가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시공사는 해당 건물에 계측기를 설치해 기울어진 정도를 측정해 왔는데, 측정값 변화량이 미미하고 허용 범위 안에 속한다고 말했다.

발주처인 광주시 도시철도건설본부도 계측 결과상 큰 변화가 없다며 공사 연관성을 부인했다.

건물이 기운 원인을 두고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당국은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먼저 받아본 뒤 원인 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