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부터 골목상권까지 ‘불황의 늪’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 부진에서 골목상권 침체까지, 지난 한 해 지역 경제는 어렵지 않은 곳이 없었습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좀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감이 크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여수산단에 입주한 국내 4대 석유화학 기업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5천억 원에 달한다.

지난 2023년 한 해 영업손실보다 11배나 많다.

석유화학 산업 전체가 흔들리자 정부가 나서 지원책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비상계엄으로 인해 이조차 무기한 연기된 상태이다.

박영기 여수상공회의소 정책전문위원은 “저금리 정책자금 대여라든지 전체적으로 범정부 차원에서 환경부, 산업부 모든 전 분야가 같이 위기 극복을 위해서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광주 가전 부품 업체들도 삼성전자가 냉장고 일부 생산물량을 멕시코 공장으로 이전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대유위니아 법정관리로 이미 한차례 타격을 입었던 터라 업체별로 많게는 30%까지 생산량이 줄었다.

지난 2023년 말부터 시작된 건설 경기 침체도 계속됐다.

미분양 물량은 4,500세대가 넘었고 견디다 못한 지역 건설사들은 연이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정기섭 대한주택건설협회 광주전남도회장은 “민간공원 특례사업 미분양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데 또 대형 업체들이 내려와서 짓는다면 악순환이 될 수 있다”며 “물량을 봐가면서 조정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과 가전, 건설까지 주력 산업들이 연이어 불황의 늪에 빠지자 지역 경제 전체가 흔들렸다.

해마다 50건을 밑돌던 광주지법의 법인 파산 사건은 지난해 66건을 기록하며 202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소상공인들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가게 문을 닫았다.

지난해 광주·전남의 소상공인 폐업 공제금 지급 건수는 6천여 건, 지급액은 645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였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는 올해도 광주·전남 경제가 낮은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대기업부터 골목 상권까지 불황에 빠지면서 광주·전남 경제에 대한 지역민들의 걱정은 어느 때보다 깊어지고 있다.